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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 여자축구 2연패 '강슛'···이겨서 좋은 미국

미국 여자축구는 다시 한 번 최강임을 입증했다. 미국 여자 축구 대표팀은 21일 중국 베이징 궁런경기장에서 펼쳐진 여자 축구 결승전에서 칼로 로이드의 연장 전반 결승골에 힘입어 브라질을 1-0으로 제압했다.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 이어 대회 2연패. 마국은 지난 1996년 애틀랜타 대회서 여자 축구가 처음으로 종식종목으로 채택됐을 때 우승하는 등 세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미국과 4위 브라질은 지난 2004년 아테네 대회 결승에 이어 다시 만나 많은 관심이 쏠렸다. 세계 최강 미국이었지만 브라질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전.후반 90분의 접전 끝에도 양팀은 한골도 넣지 못한 채 연장전을 맞이했다. 연장에 들어서자 미국이 공세를 잡았다. 전반 3분 에이미 로드리게스가 아크 정면에서 왼발 슈팅을 날리며 위협했다. 브라질이 잘 버티는 듯했지만 승부는 3분 뒤 미국 쪽으로 기울었다. 로드리게스가 아크 정면에서 내준 볼을 로이드가 아크 왼쪽에서 한번 치고 나가더니 강력한 왼발 중거리포를 날렸고 볼은 그대로 오른쪽 골문 구석을 파고들었다. 브라질은 이후 대반격에 나서 동점골을 노렸지만 미국의 철통 수비를 뚫지 못해 땅을 쳤다. 연장 후반 8분 '여자 호날두' 마르타가 아크 오른쪽 뒤에서 감아찬 프리킥은 골대 왼쪽을 살짝 빗나갔고 종료 직전 코너킥 찬스에서 헤나타 코스타가 골지역 왼쪽에서 찬 오른발 슈팅은 옆그물을 출렁였다. 미국 여자농구팀은 올림픽 4회 연속 금메달에 1승만을 남겨놓았다. 미국은 러시아와 준결승에서 67-52로 이겨 오는 23일 중국을 90-56으로 대파한 호주와 마지막 승부를 벌이게 됐다. 미국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준결승에서 옛 소련 연방국가들 모임인 독립국가연합에 진 이후 올림픽에서 32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또 미국의 메이 트레너(31).케리 월시(31) 여자비치발리볼팀은 중국의 왕제.텐자 조를 2-0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따냈다. 2004 아테네올림픽에 이어 대회 2연패. 트레너.월시 조는 이번 올림픽에서 7경기 동안 상대에게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다. 2003년 세계선수권 이후 공식 대회 108연승도 이어갔다. 원용석 기자

2008-08-21

[베이징 올림픽] 져서 풀 죽은 미국, 소프트볼 일본에 참패···태권 남매도 '와르르'

미국이 금메달을 자신했던 소프트볼과 태권도에서 참패를 면치 못했다. 미국은 21일 최강의 입지를 구축해 온 소프트볼에서 일본에 치명타를 맞았다. 나가는 대회마다 금메달을 휩쓸던 태권도의 로페스 남매도 금메달 일보 직전에서 무릎을 꿇었다. 소프트볼 패배는 충격이 컸다. 미국은 대회전부터 '일부러 져줘야 하는 건 아닌 지 모르겠다'는 말을 할 만큼 소프트볼 우승에 대해서는 의심치 않았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때부터 소프트볼이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된 이래 3회 연속 금메달을 땄고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론 국제대회 22연승을 달린 터였다. 미국은 '이번에도 우승하면 반대파에 밀려 소프트볼이 올림픽 종목에서 밀려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했지만 "금메달을 포기하지는 않겠다"고 했었다. 그러나 결승전에서 미국은 일본의 괴물투수 우에노 유키코의 마구를 넘어서지 못하고 1-3으로 무너지며 자존심을 크게 구겼다. 마크 로페스-다이애나 로페스 태권남매도 나란히 고배를 마셨다. 남자 68kg급과 여자 57kg급에서 세계 최강인 이들은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에 그쳤다. 미국은 이들에게 금메달 2개를 기대했지만 다이애나는 8강에서 아지제 탄리쿨루(터키)에게 1-2로 패했고 오빠 마크는 결승에서 한국의 손태진에게 종료 직전 오른발 앞차기 한 방을 허용 2-3으로 무너졌다. 김문호 기자

2008-08-21

[베이징 올림픽] 수영 마라톤 '인간승리 2부작'

수영 마라톤(10km)에서 '인간승리 드라마'가 이어지고 있다. 20일 여자경기에서 왼쪽 다리가 없는 나탈리 뒤 투아(남아공)가 16위로 골인 인간 한계를 넘어 '불가능은 없다'는 올림픽 정신을 보여준데 이어 21일 남자경기에서도 마르텐 판 데르베이덴(27.네덜란드.사진)이 혈액암을 극복하고 금메달을 땄다. 그는 혈액암 판정을 받고도 수영을 포기하지 않은 채 도전을 거듭한 끝에 암을 이겨냈고 이날 경기에서 1시간51분51초6의 기록으로 올림픽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그는 영국의 장거리 스타 데이비드 데이비스(1시간51분53초1)를 제치고 우승했다. 판 데르베이덴은 키 205㎝에 몸무게 92㎏으로 수영 선수로서 이상적인 몸매다. 수영 유망주였던 판 그는 2000년 세계오픈워터선수권을 통해 수영 선수로서 데뷔전을 치렀다. 하지만 그 이듬해 혈액암 진단을 받았다.항암 치료를 받으면서도 그는 수영을 포기하지 않았다. 암 투병 후 2004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오픈워터선수권대회에 다시 참가한 판 데르베이덴은 이 대회 10㎞와 25㎞에서 모두 7위에 올랐다. 그는 "백혈병을 통해 차근차근 올라가는 법을 배웠다. 병원에 누워서 고통과 싸우다 보면 단 몇 시간 이후만 보게 된다. 오늘 10㎞를 헤엄친 것과 병원에 누워 고통을 참아내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판 데르베이덴은 2004년 네덜란드에서 열린 오픈워터 수영대회 직후 5만 유로(약 7700만원)를 암 연구기관에 기부하는 등 암 퇴치운동에도 적극적이다. 베이징=이은경 기자

2008-08-21

[베이징 올림픽] '볼트가 세운 기록, 볼트 자신만이 깰 수 있을 것'

1m96㎝의 큰 키 100m를 41걸음에 내달리는 긴 다리. 우사인 볼트(22.자메이카)의 키와 보폭은 그의 주무기다. 육상 남자 200m 결승이 열린 20일 베이징 국가체육장. 5번 레인의 볼트는 출발 직후 경쟁자들을 제치더니 곡선 주로를 채 빠져나오기 전 선두로 나섰다. 큰 키 때문에 스타트에서 불리하지만 볼트는 놀라운 속도로 스타팅 블록을 박차고 나갔다. 19초30.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마이클 존슨(미국)이 세운 세계신기록을 0.02초 단축했다. 100.200m에서 세계신기록을 동시에 보유한 첫 선수가 됐다. 영국 BBC 해설자로 이 경기를 지켜본 존슨은 "키 큰 선수가 그렇게 빨리 스타트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곡선 주로에서도 폭발적으로 질주해 직선 주로에 접어들었을때 불과 10초쯤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존슨은 자신이 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세계기록을 수립할 당시 "20년 안에 깨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하지만 12년 만에 자신의 기록이 깨지는 것을 목격했다. 경기가 끝난 뒤 자메이카육상연맹의 한 인사는 "볼트의 기록은 볼트 스스로 깨지 않는 한 당신들은 평생 기록이 바뀌는 것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다 2002년 세계주니어육상선수권 200m에서 볼트는 20초61로 우승하며 국제무대에 데뷔했다. 2004년에는 19초93을 기록 주니어 선수로는 처음 20초 벽을 깼다. 하지만 그 뒤 볼트의 기록은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그해 가을 글렌 밀스(59.자메이카) 코치가 볼트를 진단했다. 단거리 선수로는 부적합한 큰 키 탓에 머리와 어깨가 몸의 무게중심보다 뒤쪽에 있었다. 공기저항을 많이 받다 보니 볼트는 앞쪽으로 과도하게 발을 내미는 경향이 있었다. 보폭이 커지다 보니 발이 몸의 무게중심에서 많이 떨어진 곳에 닿고 몸이 많이 흔들렸다. 밀스는 100m를 40걸음에 달리던 볼트에게 41.5걸음에 맞추도록 했다. 볼트는 5월 뉴욕 리복그랑프리육상대회 100m에서 첫 세계신기록(9초72)을 세울 때 41.5걸음을 이번 베이징 올림픽 100m에서 세계신기록(9초69)을 세울 때 41걸음을 기록했다. 흔들림이 줄면서 긴 보폭은 강력한 무기가 됐다. 100m의 경우 보통의 선수들이 44~46걸음에 주파한다. ◇ 집념과 여유의 두 얼굴 2007년 볼트는 100m에 도전하고 싶어 했다. 밀스는 "200m 자메이카 신기록을 세우면 허락하겠다"며 조건부로 승낙했다. 볼트는 얼마 후 19초75를 기록 36년 묵은 기록(19초86)을 갈아치웠다. 볼트는 출발 직전 장난을 친다. 춤을 추듯 몸을 흔들고 손가락으로 허공을 가리킨다. 1위가 확실하면 달리는 도중에 세리머니를 펼친다. 여유를 즐기는 것이다. 그러나 200m 결승에서는 100m 때와 달리 끝까지 질주했고 피니시 라인에서 가슴까지 내밀며 기록 단축의 의지를 보였다. 목표를 성취해야 직성이 풀리는 집념의 소유자다. 100m 결승 직후 볼트는 "경기 당일 낮에 치킨 너깃을 두 번이나 먹고 3시간 동안 잘 잤다"고 얘기했다. 200m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또 너깃을 먹고 또 잠을 잤다. 거짓말이 아니다"며 "코치가 말리는 바람에 너깃을 더 먹을 수 없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경기를 앞두고도 느긋할 수 있는 강심장의 소유자 볼트다.

2008-08-21

[베이징 올림픽] 볼트 뒤엔 '스프린터 조련사' 있었다

지금의 볼트를 키워 낸 인물은 글렌 밀스(59.자메이카.사진 왼쪽)다. 볼트와 밀스가 처음 만난 것은 2004년 가을. 볼트가 아테네 올림픽 200m에서 허벅지 부상 때문에 21초05의 저조한 기록으로 예선 탈락한 직후다. 볼트는 자메이카 스프린터의 대부인 밀스에게 도움을 청했다. 볼트가 18세에 200m에서 19초대(19초93)를 기록했지만 스프린터로서는 큰 키(1m96㎝)가 불리하게 작용해 기록 향상이 멈춘 것을 밀스는 발견했다. 밀스는 2년에 걸쳐 볼트의 주법과 자세를 뜯어고쳤다. 볼트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200m 기록은 2004년 19초93에서 2007년 19초75를 거쳐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19초30을 기록하는 등 0.6초나 단축됐다. 2007년 시작한 100m의 경우 첫 레이스에서 10초03을 기록하더니 다섯 번만에 세계기록(9초72)을 작성했고 이번 올림픽에서는 9초69의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13세의 어린 나이에 스프린터를 꿈꿨던 밀스는 운동 시작 1년 만에 재능이 없음을 깨닫고 절망에 빠졌다. 하지만 자신이 다니던 학교의 육상코치인 헨리 맥도널드 마삼의 보조코치로 일한 것을 계기로 지도자의 길로 접어들었다. 1970년대 초반 밀스가 길러 낸 선수들이 자메이카 육상 대표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그는 대표팀 코치로 발탁됐다. 이후 자메이카 육상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냈다. 볼트 이외에 아테네 올림픽 여자 400m 계주 금메달리스트 알린 베일리 2003년 파리 세계육상선수권 여자 100m 우승자인 킴 콜린스 등이 밀스의 손을 거친 자메이카의 스프린터다. 베이징=장혜수 기자

2008-08-21

[베이징 올림픽] 저주받은 미국 육상···'베이징 대참사'

세계 육상 단거리종목을 휘어잡았던 미국의 신화가 베이징올림픽에서 모래성처럼 와르르 무너졌다. 미국 육상이 자메이카 파워에 보이지 않는 저주에 완패했다. 그러나 기량도 경쟁팀에 비해 부족했고 어이없는 실수도 실력이라는 냉정한 견해도 있다. 분명한 건 대표선발전을 거쳐 '역대 최강의 선수들로 팀을 이뤘다'던 미국 육상대표팀 관계자들의 자신 있는 발언은 결국 허장성세로 끝났다는 사실이다. 미국은 베이징올림픽에서 남녀 100와 200를 모두 자메이카에 내줬다. 21일 남녀 400 계주 준결승에서는 모두 마지막 주자 타이슨 게이와 로린 윌리엄스가 바통을 놓치는 믿기 힘든 장면을 연출하며 결승에도 오르지 못하는 망신살이 뻗쳤다. 미국이 단거리 네 종목에서 금메달을 한 개도 못 건지기는 정치적인 이유로 불참한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을 제외하고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 32년 만이다. 단거리 완패의 충격은 400 계주로 이어졌다. 선수들은 쫓겼고 최강 미국다운 여유가 전혀 없었다. 미국이 이처럼 베이징에서 한꺼번에 몰락한 건 빅 스타의 부재와 충격을 안겨준 약물 스캔들이 복합적으로 얽힌 것으로 볼 수 있다. 남자에서는 칼 루이스 마이클 존슨 모리스 그린 등 불세출의 스프린터가 계보를 이어왔고 여자에서는 그리피스 조이너 개일 디버스 등이 명맥을 유지해왔지만 이후 미국을 상징하는 단거리 스타가 사라졌다. 미국 육상의 암흑기는 저스틴 게이틀린 매리언 존스 등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특급 스프린터들이 금지약물 사용 사실이 적발돼 출전 제한을 받고 금메달을 박탈당하면서 도래했다.

2008-08-21

[베이징 올림픽] 신수지 '톱10 결선' 리본 달자

한국 리듬체조의 간판 신수지(17.세종고)가 올림픽 첫 출전에서 선전했다. 신수지는 21일 베이징공과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리듬체조 개인종합 예선 첫날 후프와 줄 종목에서 각각 16.375점과 16.325점을 받아 중간합계 32.700점으로 전체 24명 중 14위에 올랐다. 금메달 후보 가운데 한 명인 에브게니아 카나에바(러시아)에 이어 네 번째로 출전한 신수지는 사샤의 '레인'이라는 곡에 맞춰 안정적인 후프 연기를 선보였다. 주특기인 백일루젼으로 마무리한 신수지는 난이도 7.8점 예술점수 8.35점 기술점수 8.3점을 받아 16.375점으로 1라운드를 16위로 마쳤다. 2라운드 줄 연기에서는 난이도 7.9점 예술점수 8.05점 기술점수 8.35점으로 총 16.325점으로 순위를 두 계단 끌어올렸다. 두 번의 연기에서 모두 실수에 의한 감점은 없었다. 하지만 난이도 점수가 정상권 선수들이 대부분 8점을 넘은 것에 비해 7점대에 그쳤다. 신수지는 10위 알무데나 시드(스페인.33.475)에 0.775점 뒤져 결선에 도전해볼만하다. 신수지는 22일 곤봉 리본 결과를 더해 10위 안에 들면 23일 결선에 진출한다. 신수지는 "떨렸지만 실수를 안 하고 마쳐 만족한다. 올림픽이라 그런지 점수가 좀 안 나왔지만 아직 나이도 어리고 앞으로 기회가 많아 괜찮다"고 말했다. 신수지와 함께 출전한 중국의 리훙양은 33.100점을 받아 12위에 올랐다. 신수지는 "후프 난이도를 더 확실하게 하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면서 "리본에 자신이 있어 내일도 후회없이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강민수 세종고 감독은 "줄과 후프가 약한 종목이기 때문에 22일 결과를 기대할 만 하다. 오늘도 실수 없이 좋은 연기를 했는데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아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올가 카프라노바(러시아)가 36.825점으로 1위 카나에바가 36.550점으로 2위에 올랐다.

2008-08-21

[베이징 올림픽] 문대성이 본 태권도 결승전···강한 승리의 의지가 '금 원동력'

선수들의 승리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이 금메달로 연결됐다. 특히 자신들의 주무기를 고비에서 터트릴 수 있었다는 것은 충분한 훈련과 상대에 대해 철저히 준비를 했다는 증거다. 임수정은 뒷차기 손태진은 오른발 돌려차기 한방으로 마지막에 웃을 수 있었다. 임수정은 경기운영 방식과 노련미가 빛나 체력관리만 꾸준히 한다면 다음 올림픽에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임수정과 손태진은 그동안 올림픽에서 첫 판을 힘들게 치른 한국 선수단의 징크스를 그대로 이었다. 금메달에 대한 지나친 부담때문에 다리가 얼어붙은 느낌이었다. 임수정이 1회전에서 만난 수리웬(대만)은 까다로운 상대였지만 한점차 승리로 고비를 넘긴 것이 결승까지 순탄하게 이어졌다. 손태진 역시 데니스 베케레스(네덜란드)의 힘에 말려 고전했다. 원래 손태진은 슬로우 스타터다. 첫판에 대한 부담을 털어버린 뒤 발 기술에 여유를 갖게 됐다. 그러나 경기를 완전히 지배하는 능력은 부족해 힘든 경기를 펼쳤다. 결승에서 마크 로페스를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한번 이겼다는 자신감이었다. 이를 무기로 초반부터 상대를 거세게 몰아붙이면서 심리적으로 우위를 지켰다. 경기종료 2초를 남기고 회심의 공격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하다. 올림픽을 통해 한국 선수들과 외국 선수들의 기량차는 확실히 없어졌음을 느꼈다. 외국 선수들은 1년에 30여개 대회에 참가한 반면 한국 선수들은 10개도 안되는 대회를 치르고 있다. 박빙의 승부에서 상대를 압도하는 비결은 기술적인 부문에서 우위에 서는 길 밖에 없다. 금메달을 목에 건 후배들이 너무 자랑스럽다.〈본지 해설위원>

2008-08-21

[베이징 올림픽] 인구·경제규모 등 감안하면 '북한이 단연 1위'

'베이징 올림픽의 진짜 1위는 북한.' 현재 올림픽 종합순위를 보면 중국이 압도적으로 1위를 달리고 있고 미국이 2위로 뒤를 잇고 있다. 하지만 AP통신의 잔 라이케스터 올림픽 칼럼니스트는 21일 칼럼을 통해 "올림픽에 출전한 204개국 가운데 진정한 의미에서 1위를 차지한 나라는 북한"이라고 강조했다. 라이케스터는 호주 뉴캐슬 대학의 빌 미첼 경제학 교수의 계산을 토대로 이같이 주장했다. 미첼 교수는 "진정한 1위를 가려내기 위해서는 그 국가의 인구와 경제규모를 모두 감안해야 한다"면서 "이런 점을 종합해 볼 때 북한 몽고 알메니아가 톱3라는 계산이 나온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계에서 가장 크고 부유한 국가들이 서로 1 2위라고 자랑하는 게 못마땅하다. 그들은 영양가있는 음식을 비롯해 모든 조건에서 앞서있다"며 "현재 나오고 있는 종합순위는 너무나 불공평하다"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미첼은 금메달을 따면 1점 은메달은 2/3점 동메달은 1/3점을 줬고 그 후 각 국가의 인구와 GDP를 계산해 순위를 매겼는 데 그 결과 톱은 '북한'이라는 것이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올림픽 순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대부분의 참가 국가들은 금메달을 가장 많이 획득한 국가 순으로 순위를 매기고 있다. 원용석 기자

2008-08-21

[베이징 올림픽] 한국 '10-10' 달성···최다 금 '얍'

종주국의 자존심을 살린 태권도에서 금맥이 잇달아 터지면서 한국이 베이징올림픽 지상목표인 '10-10'을 조기 달성했다. 한국은 21일 태권도에서 손태진과 임수정이 금메달 2개를 보태며 '금메달 10개-종합순위 10위'를 사실상 달성했다. 대회 폐막 사흘을 앞두고 한국은 금 10 은 10 동 6개로 종합 순위에서도 7위를 기록 중이다. 이제 한국은 남은 기간 동안 역대 올림픽 최다 금메달에 도전한다. 한국의 역대 최다 금메달은 1988년 서울올림픽과 1992년 바르셀로나대회에서 기록한 금메달 12개. 1996년 애틀랜타에선 7개 2000년 시드니 8개 2004년 아테네에서는 9개를 따는데 그쳤다. 금메달 10개를 획득한 한국이 남은 기간 금메달 3개 이상을 따내면 새 기록을 세울 수 있다. 한국이 최다 금메달 기록 경신에 부푼 꿈을 갖게 된 것은 태권도의 골드 행진이 남았기 때문이다. 태극전사 남녀 4명 중 손태진(남자 68㎏)과 임수정(여자 57㎏)이 이미 금메달을 수확했고 황경선(여자 67㎏)과 차동민(남자 80㎏)도 금메달을 딸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당초 태권도에서 황경선과 차동민에게 금메달을 기대했다. 손태진과 임수정이 출전하는 체급에서는 세계 최강이라는 미국의 '로페스 남매'가 버티고 있어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손태진이 마크 로페스와의 결승에서 종료 직전 전광석화같은 오른발 앞차기를 성공시켜 3-2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벌어진 결승에서는 임수정이 아지제 탄리쿨루(터키)를 뒤치기 한 방으로 1-0으로 꺾고 아홉번째 금메달을 조국에 안겼다. 한국은 태권도 말고 야구와 복싱에서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시드니올림픽에서 일본을 꺾고 동메달을 획득했던 야구 대표팀은 이번 대회 본선 풀리그에서 7전 전승을 기록하며 사상 첫 1위를 기록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이 대망의 정상에 오른다면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여자 핸드볼 이후 16년 만에 구기 단체전 금메달 감격을 누릴 수 있다. 복싱은 웰터급(69㎏) 김정주에게 1988년 서울올림픽 이래 20년 만의 '금펀치'를 기대하고 있다. 올림픽 출전 사상 초반부터 유례없는 금메달 행진으로 돌풍을 이어 온 한국이 베이징 하늘에 태극기를 더 높이 휘날릴 수 있길 기대해 본다. 김문호 기자 moonkim@koreadaily.com

2008-08-21

[베이징 2008] 태권도서 금 2개 땄다, 여자 핸드볼 결승 진출 좌절

한국이 '금빛 발차기'로 목표 달성에 성공했다. 한국은 21일 베이징 과학기술대 체육관에서 벌어진 2008 베이징 올림픽 태권도에서 손태진(20)과 임수정(22)이 금메달 2개를 잇따라 획득하며 목표인 10개의 금메달을 채웠다. 현재 금 10 은 10 동메달 6개로 종합 7위를 기록중인 한국은 태권도 두 체급에서 금메달추가를 노리고 있다. 황경선이 22일 오전 5시(이하 LA시간) 여자 67kg급 차동민이 23일 오전 5시15분 80kg 이상급에서 금 사냥에 나선다. 역시 태권도는 한국이 자랑하는 '효자 종목'이었다. 첫 주자로 나선 임수정은 여자 57kg급 결승에서 터키의 아지제 탄리쿨루를 상대로 20초 남기고 결정적인 뒤차기를 꽂아넣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68kg급 결승에서는 손태진이 '로페스 가문'의 셋째 아들 마크 로페스와 접전 끝에 3-2로 신승하며 10번째 금메달을 선사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여자핸드볼은 '금빛 우생순'에 실패했다. 여자핸드볼팀은 노르웨이와 준결승에서 종료 직전에 통한의 결승골을 허용해 28-29로 쓴잔을 들이켰다. 탁구 남자단식에서는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승민과 윤재영이 32강에서 탈락됐고 여자단식의 김경아와 박미영도 16강에서 떨어졌다. 원용석 기자 won@koreadaily.com

2008-08-21

[베이징 2008] 농구와 달리 종료시점 골라인 넘어야 골…버저비터 인정 논란

농구에서 버저비터(시간 종료와 동시에 들어가는 골)는 공이 선수의 손을 떠난 순간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종료 휘슬과 동시에 선수가 던진 공이 골망을 통과하면 버저가 울리고 나서 몇 초 후에 들어간 공도 골로 인정받는다. 그러나 핸드볼은 다르다. 종료 시점에 공이 골라인을 넘었는지 여부가 골인이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경기 종료 직전에 선수의 손에서 공이 떠났다 해도 버저가 울리는 순간 골라인을 넘지 않았으면 골인이 아니다. 핸드볼 규칙 9조 1항에 따르면 '볼을 던진 선수나 동료 선수가 스로 이전이나 도중에 규칙을 위반하지 않은 채 볼 전체가 골라인을 완전히 통과하면 득점으로 인정한다'고 돼 있다. 이어 '볼이 골라인을 완전히 통과하기 전에 레퍼리나 계시원이 경기를 중단하는 경우에는 득점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21일 열린 여자 핸드볼 한국과 노르웨이의 준결승전 중계 화면을 확인해 보면 노르웨이의 그로 하메르셍이 넣은 마지막 골은 버저비터로 인정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날 중계를 맡았던 임오경 MBC 해설위원은 "시계가 29분59초를 가리킬 때 하메르셍의 손에서 공이 떠났지만 30분 종료가 되는 순간 공은 골라인을 넘어서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기 후 임영철 감독은 "경기 감독관이 노골이라고 했다가 심판을 다시 불러 얘기한 뒤 골 판정을 내렸다"며 "국제핸드볼연맹(IHF) 사무실까지 찾아가 비디오 판독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 감독은 심판 판정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노르웨이는 규정대로 하프라인에서 공격을 시작하지 않았다. 공격 시작 때 그쪽 선수들이 이미 우리 코트에 넘어와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는 다시 시작하라고 하는 게 옳다"고 억울해했다.

2008-08-21

[베이징 2008] 아시아 첫 IOC선수위원 문대성씨···류상·해킷까지 제치고 '투표 1위'

"선수들을 직접 만나 호소한 게 강한 인상을 준 것 같다." 21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뽑힌 아테네 올림픽 '태권도 영웅' 문대성(32.동아대 교수)씨는 그동안 힘들었던 선거운동 과정을 떠올리며 눈물을 글썽였다. 한국인 최초의 IOC 선수위원이라는 영예를 안은 그는 "자는 시간만 빼고 하루 15시간 동안 땡볕에서 선수들을 만나고 부딪혔다. 짧은 영어인데도 한 표를 호소하느라 이상한 이야기까지 들어야 했다"며 "그러나 그것까지 이겨냈기에 기쁘고 눈물도 많이 났다"고 말했다. 선수촌 식당 앞에서 태권도복을 입고 선수들을 만난 문씨는 "각국 코치와 선수들이 처음에는 이상하게 봤지만 나중에는 나를 끌어안고 진심으로 지지해 줬다. 고생하는 모습을 본 선수들이 자신들을 대변할 수 있는 일꾼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유럽과 미국 중심으로 돌아가는 국제 스포츠계에서 아시아 선수들의 권익을 대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공정한 판정이 이뤄지고 반도핑에 힘을 모을 것이며 선수위원회가 영향력을 가질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권한은=IOC 선수분과위원회에 소속되지만 모든 권한은 일반 IOC 위원과 똑같다. 여름.겨울 올림픽 개최지 및 올림픽 종목 결정 투표권 등을 갖는 등 국제 스포츠계에서 막강한 힘을 행사한다. IOC 선수분과위원은 총 19명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15명만 IOC 위원 자격을 얻는다. 문대성씨의 경우처럼 올림픽 참가 선수들의 투표로 뽑는 선출직 위원 12명(여름 종목 8명+겨울 종목 4명)은 자동으로 IOC 위원 자격을 갖는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득표순으로 상위 4명이 선출됐는데 육상의 류샹(중국)과 수영 스타 그랜트 해킷(호주)은 각각 8 9위로 탈락했다. 베이징=김현승 기자

2008-08-21

[베이징 2008] 우리 생애 최고 '안타까운 1초' 여자 핸드볼, 노르웨이전 판정 눈물

이번에는 그들이 우는 모습을 보지 않을 줄 알았다. 그런데 한국 여자핸드볼은 또 한 번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한국은 21일 핸드볼 여자 준결승전에서 노르웨이에 28-29 한 점 차로 졌다. 한국 여전사들은 마지막까지 투혼을 불살랐으나 종료 전 1초 때문에 울었다. 드라마였다. 한국은 전반 베테랑 오성옥(36)의 활약을 앞세워 15-14로 한 점 앞섰다. 하지만 한국은 후반전 초반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연속으로 놓쳤고 역전을 허용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힘이 좋은 노르웨이가 경기를 이끌어 나갔다. 그래도 한국 여자 핸드볼의 '아줌마 투혼'은 승리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았다. 종료 1분을 남긴 후반 29분 25-28 3점 차로 뒤져 패색이 짙어질 때도 그랬다. 진짜 드라마는 이때 시작됐다. 한국은 안정화와 허순영이 연속 골을 성공시켰다. 1분 동안 거구인 노르웨이 선수들을 악착같이 따라다니며 실점도 막았다. 한국은 종료 30초 전쯤 27-28로 한 점 차까지 따라갔다. 그래도 시간은 노르웨이 편이었다. 노르웨이는 시간만 끌면 이길 수 있었다. 그런데 종료 15초 전 수비가 헐거워지자 슛을 시도했다. 슛이 실패하면서 한국에 천금 같은 기회가 왔다. 공은 상대 골문 앞으로 내달은 문필희에게 길게 연결됐고 그의 점프 슛이 노르웨이 골망에 꽂혔다. 28-28 동점. 종료 7초 전 터진 골로 연장이 거의 확실해 보였다. 그러나 한숨을 돌리기에는 여유 있는 시간이 아니었다. 동점이 되어 어수선한 상태에서 속공을 한 노르웨이의 그로 하메르셍은 경기 종료와 거의 동시에 슛을 날렸고 공은 골망을 흔들었다. 하메르셍이 슛을 한 이후 종료를 알리는 버저가 울렸다. 그러나 공이 골 라인을 넘기 전이었다. 한국 벤치는 일제히 일어나 "경기 종료 이후 들어간 골"이라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처음 항의를 할 때 '노골'을 선언했던 경기 감독관들은 주심 2명과 상의를 하더니 다시 골을 번복했다. 한국은 환호를 질렀다가 다시 고개를 숙였다. 28-29 한 점 차 한국의 패배였다. 임영철 감독은 "절대 노골이다. 노르웨이의 마지막 공격도 파울이었고 골을 넣은 선수도 오버스텝이었다"고 말했다. 한국선수단은 경기 직후 준결승 패배 판정에 대해 국제핸드볼연맹(IHF)에 공식으로 소청을 제기했다. 하지만 한국선수단이 국제핸드볼연맹(IHF)에 제기한 판정불복 소청은 기각됐다. IHF는 21일 소청을 심의한 결과 한국의 이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결정을 대한핸드볼협회 에 전자우편으로 전달해왔다. 한국 선수들은 눈시울이 벌게지도록 울면서 좀처럼 자리를 뜨지 못했다. 선수들은 경기 종료 후 벤치에 앉아 30분이 지나서야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최고참 오성옥은 눈물을 흘리며 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갔다. 임영철 감독은 '선수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으냐'고 묻자 "대회가 아직 안 끝났는데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를 꼽으라고 하면 주저없이 우리 핸드볼 태극 여전사 14명을 선택하겠다. 눈물이 날 정도로 열심히 뛰었고 포기는 없었다. 고맙고 미안하다"고 했다. 한국은 헝가리와 22일 오후 10시30분(LA시간) 동메달을 다툰다. 베이징=이은경 기자

2008-08-21

[베이징 2008] 미국 제친 중국의 힘···금따면 돈방석

2004년 아테네에서 중국은 금메달 32개를 따내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메달 순위 종합 2위에 올랐다. 1위 미국(금 36개)과는 불과 금 4개 차이였다. 4년 뒤 '종합 1위'라는 중국의 야심은 현실이 됐다. 베이징 올림픽 폐막을 사흘 앞둔 21일 오후 6시 현재 중국은 금 46 은 15 동 22개로 미국(금 29 은 34 동 32개)에 큰 차이로 앞서고 있다. 중국의 종합 1위 등극은 '과학'과 '돈'이 뒷받침됐다. 중국은 모든 종목에 걸쳐 전국에서 유망주를 모아 어릴 때부터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운동 기계'를 양성한다. 중국에는 체육행정 전반을 관장하는 '국가체육총국'이 있으며 산하에는 12개의 국이 있다. 그중 '엘리트 스포츠국'에서 엘리트 스포츠 업무를 총괄한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과학적인 훈련을 지원하기 위한 '체육과학연구소'가 별도로 있다. 이곳에는 150여 명의 연구 인력과 9개의 영역별 실험실이 있으며 45개국의 엘리트 스포츠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중국은 또 16개 체육대학에 교수진이 전문 영역별로 과학적인 훈련을 지원하고 있다. 물론 체육시설과 선수 육성에 엄청난 투자를 했다. 중국은 베이징을 비롯해 칭하이 광둥 등 전국 11곳에 체육 훈련기지를 세워 체계적으로 선수를 육성했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적자생존의 치열한 경쟁을 유도하고 자본주의적 요소인 성과금(인센티브)을 내걸어 선수들에게 적극적인 동기를 부여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가체육총국은 금메달을 딴 선수에게 "25만 위안(약 37만 달러)을 주겠다"고 당근을 제시했다. 첫 금메달을 딴 여자 역도 선수 천셰샤(25)는 각계에서 쏟아진 포상금으로 1000만 위안(약 150만 달러)을 받아 벼락부자가 됐다. 풍부한 인적 자원을 기초로 선발 과정에서 철저하게 능력과 성적 기준을 적용한 것도 주효했다. 탁구.역도.배드민턴.사격.체조 등 중국이 강세를 보인 종목은 국내 예선을 통과하기가 올림픽 본선보다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한국의 김창백 감독을 맞아들인 여자 하키를 비롯해 외국의 이름난 지도자를 적극 영입한 개방적인 태도도 조정과 요트에서 첫 금메달을 따는 등 성적 향상에 기폭제가 됐다.

2008-08-21

[베이징 2008] 돌려차기 뒤차기···'날았다 태권 V'

■57kg 이하급 임수정…5년간 대표 탈락 '2인자 설움' 날려 ‘뒤차기의 달인’답게 임수정은 자신의 주무기를 앞세워 여자 태권도 57kg이하급 8강에서 로빈 청(뉴질랜드)을 4-1, 4강에서 베로니카 칼라브레세(이탈리아)를 5-1로 완파하며 결승에 올랐다. 탄리쿨루와의 결승전에서도 임수정은 경쾌한 발놀림을 바탕으로 뒤차기로 공격을 풀어 나갔다. 1라운드에서 경고 2개로 감점 1점을 받은 임수정은 2라운드에서 오른발 돌려차기로 득점에 성공, 팽팽한 0의 균형을 이뤘다. 운명의 3라운드에서 임수정은 경기 종료 20초를 남길 때까지 상대와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종료 19초를 남기고 왼발 돌려차기를 시도하려는 탄리쿨루의 몸통이 임수정의 눈에 들어왔다. 임수정은 동물적인 반사신경으로 오른발 뒤차기를 날렸다. 그의 발이 상대 호구에 묵직히 꽂히면서 전광판에는 ‘1’이라는 숫자가 선명히 찍혔다. 우승을 확정하는 회심의 한 방이었다. 경기도 부천 부인중 1학년 때 태권도에 입문한 임수정은 스피드가 발군이었다. 한 템포 빠른 공격으로 소년체전을 2연패했고 전국대회에서도 고등학생은 물론 대학생까지 무너뜨리며 ‘겁 없는 아이’로 떠올랐다. 서울체고에 진학한 그는 여세를 몰아 부산 아시안게임에 출전, 태권도 대표팀 최연소인 만 16세의 나이에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일찍 핀 꽃은 빨리 시들게 마련이다. 2003년 세계선수권, 2004년 아테네 올림픽, 2005년 세계선수권,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2007 세계선수권 등 5개 국제대회 예선전에서 잇따라 탈락하면서 국가대표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다. 잇따른 좌절에 그는 자신감을 잃어버렸다. 그는 운동을 그만두려고 했다. 이때 아버지 임경환(53)씨는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태극마크를 꼭 한 번 달고 그만두라”며 그의 등을 두드렸다. 아버지의 격려에 그는 용기를 냈다. 마음을 정리하고 베이징 올림픽에 모든 것을 걸었다. 임수정은 지난해 9월 베이징 올림픽 세계예선에서 1위에 올라 출전권을 획득했다. 그리고 세 차례의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지긋지긋한 2인자의 설움을 날려 버리고 베이징 입성에 성공했다. 임수정은 “속으로 ‘올림픽이 아니다. 편안하게 하자’고 되뇌었다. 자신 있게 한 게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진다는 생각은 한 번도 안 했다. 끝까지 집중한 게 마지막 뒤차기를 성공시킨 비결”이라며 “지난 6년 동안 무척 힘들었는데 마지막 기회에서 금메달을 따 기쁘다”고 말했다. ■68kg 이하급 손태진…작년 2중등록 파문 한때 그만둘 생각도 올림픽 남자 68㎏ 이하급을 손태진이 마침내 제패했다. 8년간 '노 골드'의 묵은 체증을 스무 살 청년이 말끔히 씻어내며 태권종가의 자존심을 살린 것이다. 16강부터 결승까지 매 경기 한 점 차 승리를 거두고 힘겹게 결승에 오른 손태진은 '맞수' 마크 로페즈(미국)를 3-2로 눌렀다. 지난해 9월 맨체스터 세계예선에서 5-4로 승리를 거둔 이후 기분 좋은 2연승이다. 손태진은 초반부터 활발한 공격으로 주도권을 잡았다. 1라운드는 2-0으로 리드했다. 그러나 2라운드에선 소극적인 경기를 펼치다 감점(1점)을 받은 데다 상대에게 몸통 공격을 허용해 승부는 1-1로 팽팽해졌다. 두 선수는 3라운드에서 서로 한 점씩을 주고받으며 2-2로 맞서 승부를 연장으로 넘기는 듯했다. 하지만 손태진은 경기 종료 2초를 남기고 회심의 몸통 돌려차기 공격을 성공시켜 피 말리는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손태진의 집안은 운동 가족이다. 아버지 손재용(46)씨는 고교시절 럭비 선수였다. 맏형 손태성(25)씨는 경북 영천중앙초등학교 유도 코치다. 경북체중에서 태권도를 시작한 그는 경북체고 2학년 때 아시아주니어선수권에서 우승하며 주목받았다. 경쾌한 발놀림과 다양한 발차기를 갖춰 대학과 실업팀의 스카우트 표적이 됐다. 지난해 실업팀에 입단하는 동시에 학업을 계속하기 위해 단국대에 입학했다. 그러나 세계의 벽은 높았다. 지난해 5월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태권도선수권에 출전했지만 1회전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여기에 실업선수가 대학선수로 뛸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 규정도 그의 발목을 잡았다. 눈물을 머금고 그는 대학교 자퇴서를 썼다. 베이징으로 가는 길도 첩첩산중이었다. 국내에서만 세 차례에 걸친 평가전의 벽을 넘어야 했기 때문이다. 재경기까지 벌인 끝에 막판에 3연승을 거두며 베이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주무기는 로페즈와의 결승전에서도 빛을 발한 돌려차기. 손태진은 "감독님이 경기 끝나기 직전에 공격을 하라고 지시를 하셨다. 2초를 남겨두고 감독님의 사인이 왔고 기술이 잘 들어갔다. 워낙 완벽하게 들어갔기 때문에 득점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2008-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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